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이은경 기자)
첫날은 긴장과 기대로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처음은 항상 그런 것 같습니다. 준비한 대로 잘 하고 싶은 나에 대한 기대와 생각한 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어쩌지 라는 걱정이 함께합니다.
학교텃밭 수업을 들어보셨나요? 용인에서는 용인농업기술센터에서 주관하는 학교텃밭 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일반학급을 대상으로 1년에 12회의 수업을 진행했고, 올해는 특수학급, 대안학교, 유치원학급을 대상으로 1년에 20회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 병설유치원 한 학급과 특수학급 한 학급을 맡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습니다. 특수교육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사회복지 쪽 일을 해본 것도 아닌데, 잘 할 수 있을까.
수업이 시작된 첫날, 제 예상과는 다르게 아이들이 텃밭을 정말 좋아하고, 텃밭 강사인 저에게 진심으로 대해주어서 놀랐습니다. 내용이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알려주는대로 모두 기억하고 있어서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놀라웠던 점은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감자를 수확하는 날이었는데, 친구가 더 많아요. 저는 부족해요.라고 비교하지 않고, 모두 수확 후 갯수를 세며 담았는데 욕심부리는 모습 없이 질서 있게 따라 주었습니다.
나는 나 스스로의 모습을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바라보고 있을까요. 내 안에서 내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나요.
사회의 구성원으로 어울리고 적응하는 과정의 첫 번째는 나를 바로 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는 뭘 할 때 즐겁지? 나는 어떤 색깔을 좋아하지? 작은 물음에서부터, 나의 가치관까지 스스로에게 묻고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1학기 수업이 종료되고, 아이들과 인사를 나눌 때,
선생님, 방학 기간동안 연락해도 되나요? 라고 말해주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생각날 때 편지 썼다가 개학하면 줄 수 있어요? 라고 답했는데요.
누군가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혹은 경험을 나누는 일은 항상 일어납니다. 학교텃밭 수업에서는 텃밭과 관련한 것이겠지만, 나의 생각들은 태도나 말투를 통해서도 전달됩니다.
요즘은 SNS 알림을 대부분 꺼 두었는데요.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에서는 오롯이 상대에게 집중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는 시간들을 방해받을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과 대화하면서도 눈은 SNS에 가 있으면 안 되겠지요.
이제 여름방학이 지나고 나면 2학기 학교텃밭 수업이 시작됩니다. 20번의 수업 중 2학기에는 8번의 수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대되고 즐거운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2025년 하반기를 보내야겠습니다.
임정아 :학교텃밭수업을 하시면서 참 많은 것을 얻으시네요. 내 안을 바라보게 하고,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게 하고, 말과 태도까지도 변화시키네요. 2학기 텃밭수업도 응원합니다.^^
이은경 : 교실에서 텃밭 가는 길이 200여미터 되는데요. 지렁이가 비온 다음 날 죽어있는 걸 보고 어떡하냐며 살려주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감정에 솔직해서 저도 더 소통할 수 있었어요.
임정아 :진정한 생태감수성이네요^^
김경희 : 텃밭수업을 통해 그동안 힘들고 지쳐있던 선생님과 아이들의 마음이 조금씩 치유되고 있음을 느낍니다^^